［뉴스AS］인천공항 정규직화에 '연봉 5천'? 가짜뉴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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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5천, 소리질러!” 오픈채팅방 익명글 삽시간에 퍼져
인천국제공항공사 “별도 급여체계 적용”
알바생 로또취업?…“전문 교육 받은 노동자들”

인천국제공항 보안경비 분야 비정규직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 공공운수노조 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달 말 협력사 계약이 종료되는 비정규직 보안검색 노동자 1902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특히 한 오픈채팅방에 ‘알바(아르바이트)로 들어와 190만원 벌다가 정규직이 돼 연봉 5000만원 받는다’고 주장한 글이 올라오자 박탈감을 호소하는 ‘취준생’들의 목소리가 큽니다. 분노 섞인 댓글들에선 무한경쟁 속에 취준생들이 느껴온 절박함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연봉 5000만원’, ‘로또취업한 알바몬’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이 퍼져나가고 있어 <한겨레>가 오해와 사실을 짚어봤습니다. Q. 연봉 5천만원을 받는다? A. “22살에 알바로 보안으로 들어와 190 벌다가 이번에 정규직으로 간다. 연봉 5000 소리 질러! 서연고(서울대·연세대·고려대) 나와서 뭐하냐…. 니들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 벌면서 정규직.ㅋㅋㅋ” 앞서 22일 인천공항 근무직원 오픈채팅방에 올라온 한 익명 누리꾼의 글입니다. 실제 보안검색요원인지 확인도 되지 않은 누리꾼이 쓴 이 글이 각종 커뮤니티에 삽시간에 번지면서 ‘연봉 5천만원설’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인천공항공사의 5급 대졸 신입사원 초봉(2019년) 4589만원에 근거한 추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자회사 보안검색요원의 평균 임금 수준은 연봉 3850만원선입니다. 공사 쪽은 “청원경찰로 직고용시에도 동일 수준 임금으로 설계·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보수는 향후 기존 협력사의 임금 수준과 직무 성격, 난이도 등을 고려해 설계중이며, 기존 공사 직원들과 차별된 직무를 수행하므로 별도의 급여체계를 적용”한다는 것입니다. Q. 알바몬(알바생)의 로또취업이다? A. 보안검색요원들은 ‘알바생’이 아닙니다. 보안검색요원이 되려면 경찰청에서 지정한 특수경비원 교육기관에서 88시간 전문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검색요원초기교육으로 이론과 실무 48시간, 현장직무교육으로 80시간 등 216시간의 교육도 받아야 합니다. 공사 쪽은 “보안검색 요원은 2개월간의 교육을 수료하고 국토교통부 인증평가를 통과해야 하는 등 단독 근무를 위해서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알바생이 보안검색요원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인천공항 보안검색요원이라고 밝힌 이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습니다. 글쓴이는 “저희는 지금껏 알바가 아닌 정당하게 회사에 지원하여 교육을 받고 시험을 보고 항공보안을 무엇보다 우선으로 열심히 일해왔습니다. 제2 여객터미널이 생기기 전에 하루 14시간을 근무하며 10만명이 넘는 승객을 상대하고 검색하였습니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로또취업’이란 주장도 사실과 다릅니다. 공사 쪽은 “(직고용이 논의된) 2017년 5월12일 이전 입사자들은 적격심사 방식으로, 이후 입사자들은 공개경쟁채용 방식으로 채용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당한 ‘평가’가 뒤따른다는 뜻입니다. 2017년 5월 이전 입사자들의 경우 서류, 적격심사, 면접 등을 실시합니다. 이후 입사자들은 서류, 인성, 필기, 면접 등으로 공개채용을 진행합니다. 이에 따라 정규직 전환 노동자 1902명 중 2017년 5월 이후 입사한 노동자 800여명은 공개경쟁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청원경찰은 해외사업과 전략, 기획 등 일반직과 달리 별도 직군으로 관리,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이 준비하는 공채는 청원경찰이 아닌 공사 일반직으로, 이번에 직고용하는 노동자들 때문에 공채를 준비하는 취준생들이 피해를 입지는 않도록 하겠다는 뜻입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