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서 25~27일 안인득 국민참여재판 열려
검찰 "치밀하고 잔혹한 계획 범행" 사형 구형
변호인 "조현병에 따른 피해망상 심신미약" 주장
배심원 9명 전원 유죄 평결…유죄와 양형 재판부에 전달
재판부는 “피고인과 변호인은 조현병으로 인해 사건 발생 당시 심신미약 상태라고 주장하지만 범행의 경위 및 전후 행동 등을 보면 당시 사물의 변별할 능력이 미약한 심신미약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조현병 환자인 안인득에게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비극이 발생했지만, 안인득의 책임을 경감시키는 사유는 될 수 없다”며 “조현병 망상으로 범행을 저질렀어도 치밀하게 계획했고, 피해 결과가 매우 중대하고, 피해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감히 가늠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안인득은 재판장이 ‘사형’을 선고하자 결과에 불만을 품고 큰소리를 지르다 교도관들에게 끌려나갔다.
이날 배심원 9명은 안인득의 최후진술이 끝난 뒤 2시간 정도 유·무죄에 대한 평결 및 양형에 대해 토의하고 결과를 재판부에 전달했다. 배심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했지만 2명은 심신미약인 것으로 판단했다. 9명 가운데 사형은 8명, 무기징역은 1명이었다.
안인득은 지난 4월 17일 자신의 아파트 주거지에 불을 지른 후 대피하는 주민 22명을 흉기로 죽이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안인득 사건은 애초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1부가 맡았다. 그러나 안인득이 기소 직후인 지난 7월 16일 “국민참여재판을 받고 싶다”는 의견서를 내면서 국민참여재판 전담 재판부가 있는 창원지법으로 사건이 넘어가 지난 25~27일까지 3일간 재판이 열렸다.
검찰은 이날 “안인득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고, 자신과 원한 관계에 있는 이웃들, 특히 어린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여자와 노인 등을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한 점 등을 근거로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배심원과 재판부에 요청했다. 피해자 유족 3명도 법정에 찾아와 “눈만 감으면 죽은 가족들이 생각난다. 살아남은 피해자들도 반신불수 등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안인득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안인득 변호인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했다. 하지만 안인득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요구했다,
실제 3일간의 재판에서 안인득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는지가 최대 쟁점이 됐다. 검찰과 변호인은 안인득 체포 경찰관, 피해자 유족, 안인득 정신 감정 및 심리 분석을 한 전문가 등에 대한 증인 신문과 증거 조사에서 안인득의 심신미약 여부를 다퉜다.
검찰은 “안인득은 범행 당일 자신과 원한 관계에 있던 주민들은 무참히 살해했지만, 집 앞에서 만난 신문 배달부는 스쳐 지나갔고, 관리사무소 직원은 한 차례 공격만 하고 죽이지 않는 등 구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경찰이 공포탄을 쐈을 때는 ‘공포탄 백날 쏴봐라’라고 했다가 실탄을 쏘자 흉기를 버리고 투항했고, 범행 뒤에는 누구를 죽였냐는 질문에 ‘수갑을 헐겁게 해주면 말해주겠다’고 협상까지 했다”며 안인득이 정상적인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은 “지난 1월 안인득이 공공기관에 갔을 때 거기 직원이 커피를 타줬는데 그 사람이 약을 탔다며 다시 찾아가 폭행을 했고, 두달 뒤 호프집에서 시비가 붙었을 때는 안인득은 ‘누군가 자신을 미행해 방어 차원에서 가지고 다닌다’는 망치 등 흉기를 꺼내 위협하기도 했다”며 “안인득이 2016년부터 조현병 치료를 중단하면서 피해망상이 심해졌고 그런 상태에서 4월 17일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이 불행한 사건의 책임을 오로지 피고인 한명에게만 묻고 끝낸다면 제2, 제3의 피고인이 나올 것”이라며 “조현병 환자에 대한 편견과 우리 사회의 안전망에 대한 고민을 더 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안인득은 이날 오전 피고인 신문에서 검사 측이 ‘피해자에게 사죄할 마음이 있느냐’고 묻자 “죄송하다고 말했고, 죄송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후진술 등에서 “그동안 아파트에서 (누군가) 폐쇄회로TV와 몰래카메라 등을 설치해 (저를) 감시하거나 제가 정신병자라는 등 악소문을 퍼뜨리는 등 큰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관리사무소나 경찰 등에 하소연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그러면서 (이웃들과) 다툼이 잦았고 그날 술을 먹고 우발적으로 그런 일이 발생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2019-11-27 09:02:2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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