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찬성한 결정 때문에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공정 가치를 내세운 당의 정체성이 훼손된 것은 물론, 당내 반발에도 직면했다. 급기야 열성 당원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탈당계까지 제출하면서 당의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은 24일 “진 교수가 최근 탈당계를 제출했다”면서 “하지만 아직 탈당계가 처리되지 않아 당적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대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진 교수 탈당을 만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조 장관 문제에 정의당이 대응하는 방식에 크게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은 조 장관 사태가 불거진 뒤 줄곧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다. 후보자 시절 딸 문제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정의당 ‘데스노트(낙마 리스트)’에 조 장관의 이름이 오를지 관심이 쏠렸지만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며 판단을 보류했다. 청문회 이후 정의당은 고민 끝에 결국 임명 찬성 입장을 내놓았다. 조 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뒤였는데도 예상과 달리 찬성한 것이다.
진보의 아이콘인 진 교수는 2013년 12월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정의당을 지지한다”며 입당한 뒤 핵심 당원으로 활동해 왔다. 정의당을 대변하는 빅마우스였고 고(故) 노회찬 의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노유진’으로 불렸다. 당 주변에서는 진 교수를 시작으로 당원들의 ‘탈당 러시’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정의당은 선거 때 청년층 및 중도층 유권자들의 정당투표 덕분에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이들 유권자들 역시 마음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조 장관 임명 찬성에 대한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심상정 대표는 지난 21일 전국위원회에서 “정의당 결정이 국민적 기대에 못 미쳤다”며 “특권과 차별에 좌절하고 상처받은 청년들과 당의 일관성 결여를 지적하는 국민께 매우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여전히 싸늘한 상태다.
조 장관 문제로 당이 시끄러운 상황에서 노회찬재단 사무총장인 조승수 전 의원이 지난 22일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 입건되는 일까지 생기면서 비판 여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의당 소속인 조 전 의원은 내년 총선 때 울산 북구에 출마할 예정이었다. 그는 이날 “사무총장직을 사퇴하고 총선도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2019-09-24 08:39: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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