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에서 총 1000가구 이상인 261개 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9월 14일 기준), 9개 단지가 전세로 나온 물건이 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은 116개 단지 가운데 14개, 경기는 457개 단지 가운데 41개 단지가 전세 물건이 0개였다. 총 1000가구 이상 대단지임에도 전세 물건이 0개인 것은 예전 같으면 매우 드문 일이다. 전세 물건이 5개 이하인 서울 아파트 역시 122개에 달한다.
전세 물건이 이처럼 씨가 마른 것은 연이은 정부 규제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말부터 최장 4년의 계약 기간이 보장되는 임대차법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서둘러 시행된 데다 양도세 비과세 요건과 재건축 조합원 요건 등을 채우기 위해 실거주하는 집주인이 대거 늘어났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의 졸속 규제로 인한 피해는 약자들 몫이다. 신혼부부나 재계약을 못한 임차인 등은 새 전셋집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가 돼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세 매물 실종은 수도권 내에서 골고루 나타났다. 동대문구 3개, 양천구 2개, 송파·광진·강동·금천구에서 1개 단지가 나왔다. 총 5540가구에 달하는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도 전세 매물 실종 단지에 이름을 올렸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뿐 아니라 반전세 물건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한 번 계약이 이뤄지면 4년간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눈치 를 보며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과 경기도 마찬가지다. 인천 서·미추홀·부평구 등 5개 자치구에 걸쳐 전세 매물 실종 단지가 나왔다. 경기는 시 15곳에 분포됐는데 성남 5개, 오산·화성 4개, 광명·고양·안양 3개 단지가 전세 매물이 제로였다.
전세 가뭄 속에서 전셋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입지가 좋은 지역에선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이 17일 발표한 `9월 2주(1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9% 상승했다. 상승폭은 일주일 전과 같았고, 상승세는 64주 연속 이어졌다. 인천은 0.12%, 경기는 0.21%를 기록했다.
이 같은 불안정한 전세 시장은 수도권을 넘어 전국적인 현상이 될 조짐이다. 임대차법은 전국 시도별로 조례를 통해 임대료 상한선을 5% 이내 범위에서 정하라고 명시돼 있다. 9월 2주 한국감정원의 전국 시도별 전셋값 변동률을 살펴보면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이 상승세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에서 전세 매물이 0개인 아파트는 138개로 집계됐다. 아실에 따르면 비수도권 총 1000가구 이상 649개 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9월 14일 기준), 138개 단지가 전세 매물이 0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대구 32개, 광주 16개, 부산 10개, 울산 8개, 대전 7개 단지가 전세 매물이 제로였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을 이사철까지 겹치면 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가을에는 전세 물건 부족으로 인해 작년 가을철에 전셋값이 1.29% 오른 것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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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7, 2020 at 01:4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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